
조선 후기의 문신·학자 무명자(無名子) 윤기(尹愭 1741 영조 17∼1826 순조26)가 네 가지 기쁜 순간(共人賦四喜詩)을 이렇게 노래했다.
가난한 집에서 급한 빚을 갚았을 때 / 窶家急債券初了
비 새는 집에서 장마가 개었을 때 / 破屋長霖天忽晴
거센 풍랑 휩쓸리다 물가에 정박할 때 / 駭浪飄舟依岸泊
깊은 산속 헤매다가 사람을 만났을 때 / 深山失路遇人行
독서하다 홀연히 심오한 뜻 깨달을 때 / 讀書斗覺微辭透
시구를 고심하다 좋은 생각 문득 날 때 / 覓句忽驚好料生
의원이 병을 고쳐 고질이 사라질 때 / 良醫對症沈痾去
추위 가고 따스해져 만물이 자라날 때 / 和煦破寒品物亨
세상사는 것 사이좋게 살아도 짧다고 했다. 여유있게 즐길일이다.
사진=오인교 /메발톱